<전문가 기고> 예방접종은 다음 세대를 위한 기본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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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6-1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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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리미 안양 봄빛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최근 퇴치된 것으로 인식됐던 후진국형 질환인 결핵의 집단감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보건당국이 긴급 역학조사에 들어가고 결핵환자의 조기 발견을 위해 결핵 의심자에게 2차 검진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결핵 예방접종은 미국, 영국 등 발병률이 높지 않은 선진국에서는 접종을 실시하지 않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생후 4주 이내에 반드시 접종해야 하는 필수접종에 속해 있다.

결핵은 호흡기로 감염되는 전염성이 강한 질환이다.

결핵을 가진 사람이 기침·재채기를 할 때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데 특별한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청결한 생활과 사전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예방접종률 향상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올해부터 결핵과 같은 필수 예방접종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 예방접종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고 지원하는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결핵처럼 전염성이 강한 질환인 로타바이러스 장염 또한 예방접종을 통해 사전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로타바이러스는 5세 미만 영·유아들이 최소 1회에서 최대 5회까지 중복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로, 일단 감염된 이후에는 별다른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사전 예방접종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은 선택 예방접종에 속해 있기 때문에 상당수 부모들은 선택 예방접종에 대한 경제적 부담, 접종 시기와 횟수의 혼란 등을 이유로 백신 접종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지원하는 필수 예방접종에서 제외된 선택 예방접종은 접종 유무의 중요도가 아닌 비용문제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로타바이러스 장염을 예로 들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필수 예방접종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선택 예방접종에 속해 있다.

2008년 진행된 제48차 항균물질·화학요법 학술회의 및 제46차 미국 감염학회 회의에서는 5가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국가 접종을 진행한 후 2007년과 2008년 로타바이러스 유행 기간 중 미국 내 로타바이러스로 인한 입원 및 응급실 방문의 복합적인 발생이 100% 감소했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5가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출시 전 전세계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대 규모의 임상실험에서도 중증의 로타바이러스 장염을 98%까지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만 보더라도 예방접종이 질환의 사전 예방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방접종은 건강한 다음 세대를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이다.

질환이 발생한 후 '치료'하는 것보다 백신 접종으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다음 세대의 질환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 필수 접종과 선택 접종 모두 값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의학적으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투자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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