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 모바일 외교전 속 삼성 입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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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30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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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과는 전면전…구글·MS 등거리 외교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모바일 업계에서 특허공격이 난무하는 가운데 플랫폼, 칩, 단말기 제조 업체간 합종연횡의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안드로이드 진영의 단말기 제조업체들을 하나씩 조준하면서 로열티 계약을 맺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는 계약과 함께 제휴를 선언했다.

MS는 지난해 대만 단말기 업체 HTC와 로열티 계약을 맺으면서는 윈도우폰 제휴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삼성과의 계약을 단순히 로열티 획득으로만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삼성전자 향한 MS의 구애

MS는 삼성과 스마트폰, 태블릿 분야에서 윈도우 운영체제와 관련 협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으로는 특허권으로 협박하면서 구글 진영에서 삼성을 떼내려는 구애를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모바일 시장 적진의 분열을 노린 것이다.

MS는 마켓 조성까지 발표하면서 모바일 시장에 적극 대처하려 하고 있다.

차세대 윈도우를 인텔 뿐만이 아닌 ARM 칩에서도 구동할 수 있게 만들겠다면서 태블릿에서도 쓸 수 있다고 MS는 개발자대회에서 발표했다.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을 파고 들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셋트 업체인 삼성과 함께 하겠다는 뜻에서 이번 제휴를 발표한 것이다.

전통적인 PC 강자인 인텔도 삼성과 리눅스 기반의 모바일 운영체제(OS) 티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인텔도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ARM 진영에 밀려 빛을 못 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에 손을 내밀었다.

윈텔 진영의 이러한 삼성에의 구애는 양사가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 처했는지를 상징한다.

윈텔은 그동안 PC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였다. 철옹성을 구축하고 도전을 불허해 왔다.

윈텔 진영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모바일 생태계가 들어서면서다.

앱 장터가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놀이터가 생겨났다. 사용자들은 점차 데스크톱, 노트북에서 멀어지면서 모바일로 옮겨갔다.

게임, 이메일, 문서작업, 일정관리, 커뮤니티 등이 점차 모두 모바일 기기에서 해결 가능해지고 있다.

데스크톱 시장이 부진해지면서 HP는 PC 부문을 분사하기까지 이르렀다.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던 애플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다.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보급한 구글이다.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마켓을 열고 모바일 생태계 조성에 성공했다.

OS를 공개하면서 다수의 단말기 업체를 끌어들였다.

구글은 이제 OS 비중에서는 애플의 iOS를 능가하는 강자로 부상했다.

이 와중에 MS는 속수무책이었다. PC 시장의 관성에 묻혀 넋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생태계 조성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자사 소프트웨어를 시장에서 유통해 돈을 받고 팔던 관성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OS를 주력으로 셋트업체 우위를 지켜갔다.

긴장한 애플은 스마트폰 강자로 부상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공격에 나섰다.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의 특허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삼성전자, 구글·MS와 양다리 외교

이러한 판도를 흔드는 사건이 일어난다.

구글이 셋트업체인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이다.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생산하던 업체들은 의아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있는데 왜 모토로라를 인수하느냐는 의문이다.

자신들의 밥그릇인 스마트폰 생산에 직접 손을 뻗친 구글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 밖에 없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긴밀한 협력 관계에 경쟁자라는 선을 긋게 만들었다.

삼성전자 역시 안드로이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각화를 모색해야 할 상황이 됐다.

이번 삼성전자의 MS와의 제휴는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양다리 외교 전략이다.

구글과 MS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벌이겠다는 심산이다.

삼성전자는 1위 셋트 업체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면서 멀티 OS 전략 속에서도 독자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로이드, 윈도우, 인텔과 공동 개발하기로 한 티젠, 독자OS 바다를 기반으로 단말기를 생산하면서 등거리 외교 전략을 구사할 태세다.

삼성전자는 독자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들면서 초기 모바일 생태계 구축 과정을 지켜봐 왔다. 안드로이드도 초기에는 현재의 '바다'와 같이 완성도가 떨어지던 OS에 불과했다. 초기에는 여기저기서 안드로이드가 iOS에 대항할 수 있을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터져 나왔었다.

애플리케이션 수도 초라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불과 1~2년 사이에 무섭게 성장하는 것을 삼성전자는 목격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처럼 '바다'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바다'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삼성전자가 공개를 모색하는 등 독자OS로 승부를 걸 시점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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